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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어떤 것을 수축시키려면 반드시 먼저 그것을 확장시켜야 한다.
어떤 것을 약화시키려면 반드시 먼저 그것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것을 폐지시키려면 반드시 먼저 그것을 진흥시켜야 한다.
어떤 것을 빼앗으려면 반드시 먼저 주어야 한다.
이것을 '명지(明智)를 숨기는 것'이라
한다.
이리하여 부드럽고 약한 것이 모질고 강한 것을 이기는 것이다.
"물고기는 깊은 연못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고,
나라의 가장 예리한 무기는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게 좋다."
37
'도(道)'는 늘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
제후나 국왕들이 만약 이 도를 능히 지킬 수 있다면
천지 만물이 장차 저절로 덕화(德化) 될 것이다.
덕화된 만물이 고개를 쳐들려 하면 우리는 이름 없는 박(樸)의 상태,
즉 순수한 도(道)로써 그것을 억제해야 한다.
이름없는 순수한 도라면 또한 욕망이 없는 상태를 가져올 것이다.
욕심을 내지 않고 고요히 있게 되면 천하가 장차 저절로 편안해질
것이다.
下篇(하편)
38
'덕(德)'이 높은 사람은 스스로 덕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실로 덕이 있는 것이다.
'덕'이 낮은 사람은 덕이 있는 체 함을 뿌리치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실은 덕이 없는 것이다.
'덕'이 높은 사람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이루어 내지 못하는 일이 없다.
'덕'이 낮은 사람은 행동을 하더라도 그 무엇도 이루어 내지 못한다.
인애심(仁愛心)이 많은 사람은 행동을 하드라도 동기(動機)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도의심(道義心)이 높은 사람은 행동하지만 그것은 동기가 있어서 하는 것이다.
예의(禮儀)가 바른 사람은 행동하지만 이에 대한 보답이 없으면
곧 팔을 걷어붙이고 상대방을 잡아당기려 한다.
그런 까닭에
"'도'가 사라진 뒤에 '덕'이 나타나고,
'덕'이 사라진 뒤에 '인애'가 나타나며,
'인애'가 사라진 뒤에 '예의'가 나타난다.
무릇 예의는 충성과 신의의 겉모습이며 쟁난(爭亂)의 첫걸음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장래의 일을 예견한다는 것은
지혜의 빛남일지도 모르지만 우행(愚行)의 시초이다.
그런 까닭에 대장부 된 자는 두터운 것(厚)을 취하고 얇은 것(薄)은 버리며,
실속을 취하고 헛되이 화려한 것은 버린다.
그러므로 이것을 버리고 저것을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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