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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천하에 '도(道)'가 행해지면 잘 달리는 빠른 말이
군마(軍馬)에서 물러나와 농사에 쓰이게 되지만,
천하에 '도'가 행하여지지 않으면 군마가
도성 밖의 가까운 들에 우글거리게 된다.
욕심이 많은 것보다 더 큰 죄는 없고,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은 없으며,
남의 것을 탐내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
그런 까닭에 이것이면 족하다고 생각하고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언제나 넉넉하다.
47
문밖에 나가지 않고도 천하의 모든 것을 알고,
창밖을 엿보지 않고도 하늘의 도(天道)를 안다.
멀리 나가면 나갈수록 아는 것이 적어진다.
그런 까닭에 성인(聖人)은 나가지 않고도 알고,
보지 않아도 이름지을 수 있으며,
행동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것을 이루어 낸다.
48
학문을 하면 나날이 할 일이 늘어가고,
'도(道)'를 행하면 나날이 할 일이
줄어 들어간다.
줄고 또 줄어서 마침내는 무위(無爲)에 이른다.
무위의 경지에 이르면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모든 것이 이루어 진다.
천하를 얻는 자는 언제나 행하지 않음(無爲)으로 그것을 얻는다.
행하는 일이 있기에 이르면 이미 천하는 취할 수 없다.
49
성인(聖人)에게는 고정된 마음이 없다.
백성들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삼는다.
"선한 사람을 나는 선하게 대한다.
그러나 선하지 않은 사람도 나는 또한 선하게 대한다.
이리하여 선이 얻어진다.
믿음성 있는 사람은 나는 믿는다.
그러나 믿음성 없는 사람도 또한 나는 믿는다.
이리하여 믿음이 얻어진다."
성인(聖人)은 천하에 대해 모든 것을 포용하고,
천하를 위하여 그 마음을 분간키 어렵게 한다.
그리하여 백성들이 다 그에게 귀와 눈을 집중시킨다.
성인은 그들을 다 어린 아이와 같이 대우한다.
50
사는 곳으로 나가고 죽는 곳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을 때,
사는 곳으로 가는 사람이 열 사람 중에 세 사람,
죽는 곳으로 가는 사람이 열 사람 중에 세 사람은 된다.
그리고 살려고 몸부림치다가 도리어 죽는 곳으로 가는 사람이
또한 열 사람 중 세 사람은 된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살려고 하는 마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듣건데
"섭생(攝生)을 잘하는 사람은 육지에서는 들소나 범을 만나지 않고,
전쟁터에 나가도 무기의 상해를 입지 않는다.
그런 사람에게는 들소가 뿔로 받을 곳이 없고,
범이 발톱으로 할퀼 곳이 없으며,
무기가 파고들 틈이 없다."고
한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에게는 사지(死地)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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