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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의 근본인 것처럼
안정된 것이 불안정한 것을 지배한다.
그런 까닭에 왕자(王者)는 온종일 경쾌한 수레를 타고 여행을 하더라도
무거운 짐을 실은 짐수레(輜重)를 버리고 먼저 가는 일이 없으며,
아무리 화려한 구경거리가 있다 할지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초연(超然)히 있으면서 설레지 않는다.
어찌 만승천자(萬乘天子)의 몸으로서 천하의 백성들보다 가벼이 몸을 다룰 수 있겠는가?
가벼이 행동하면 근본을 잃게 되고,
조급히 움직이면 군주 된 지위를 잃게 될 것이다.
27
훌륭한 여행가는 수레바퀴 자국이나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훌륭한 변론가는 갈고 닦은 구슬처럼 아무런 흠도 남기지 않는다.
훌륳안 계산가는 산가지(籌策)를 쓰지 않으며,
문을 잠그는 데 뛰어난 사람은 빗장을 쓰지 않아도 그 문이 열리지
않는다.
묶는 데 뛰어난 사람은 밧줄로 묶지 않아도 그것이 풀리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성인(聖人)은 언제나 사람을 구제하는 데 뛰어나다.
따라서 그 누구도 버리지 않는다.
성인은 또한 언제나 사물을 구하는 데 있어서도 뛰어나다.
따라서 어떤 사물도 버리지 않는다.
이것을 명찰(明察)을 계속하는 것이라 한다.
그러므로
선한 사람은 선하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고,
선하지 않은 사람은 선한 사람의 수단이다.
그 스승을 공경하지 않는 자나
그 수단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비록 지혜가 있더라도 크게 우매하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비밀이다.
28
수컷(雄)처럼 강장(强壯)하고
능동적인 힘을 발휘할 줄 알면서도
암컷(雌)처럼 유순한 겸허를 지킨다면
모든 물이 저절로 모여드는 계곡같이 천하의 인심이 그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천하의 인심이 계곡에 물 모이듯 모여 오게 된다면
덕(德)이 언제나 그에게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 사람은 젖먹이의 상태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흰 빛처럼 빛나게 세상에 드러날 길을 알면서도
남의 눈에 보이지 않게 자신을 지킨다면
그는 천하 사람들의 모범이 될 수 있다.
천하의 모범이 된다면 덕이 항상 그에게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 무극(無極)의 도(道)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영예를 누릴 길을 알면서도 짐짓 참고 굴욕의 위치를 지킨다면
모든 물이 모여드는 골짜기처럼 천하의 인심이 그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천하의 물이 모여드는 골짜기처럼 된다면
덕이 항상 그에게 풍족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아직 다듬지 않은 통나무처럼
소박한 도(道)의 시원(始元)의
경지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것이다.
통나무가 쪼개져 다듬어지면 여러가지 기물(器物)이 생산되는 것처럼
시원(始元)의 도가 덕으로 나타나면 인재(人材)가 배출된다.
성인(聖人)은 그들을 이용하여 관리들의 우두머리로 삼는다.
그런 까닭에 성인은 천하를 다스릴 때에 큰 원칙만을 지키고
세분하지 않는다.
29
천하를 손에 넣고 어찌 해보려 하는 자들이 끊이지 않는 것을 나는
보고 있다.
그러나 천하는 신비한 그릇과 같아서 인공적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어찌하려는 자는 그것을 파괴할 것이며,
인위적으로 붙잡으려 하는 자는 그것을 잃을 것이다.
대체로 세상만물은
어떤 것은 앞서가고 어떤 것은 뒤따라간다.
아떤 것은 가늘게 숨쉬고 어떤 것은 크게 내뿜는다.
어떤 것은 강하고 어떤것은 약하다.
어떤 것은 짐을 지고, 어떤
것은 파괴한다.
그런 까닭에
성인(聖人)은 지나친 행동을 피하고 낭비를 피하며 게으름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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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道)'로 군주를 보필하는 자는
무력(武力)으로써 천하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다.
그리하면 반드시 응보(應報)가 돌아오게 마련이다.
군대가 주둔하던 곳엔 가시나무가 우거지고,
큰 전쟁뒤엔 반드시 흉년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용병을 잘하는 사람은 목적만 달성하면 곧 그치고
승리 이상의 것을 취하려 하지 않는다.
전쟁의 목적을 이루더라도 자랑하지 말고,
전쟁의 목적을 이루더라도 뽐내지 말며,
전쟁의 목적을 이루더라도 교만해지지 말아야 한다.
용병을 단행하더라도 부득이한 경우에 한할 것이며,
단행하여 목적을 이루더라도 거칠고 포악해져서는 안 된다.
모든 사물은 지나치게 왕성하면 곧 쇠퇴하게 마련이다.
이런 것을 '도(道)'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한다.
'도'에 어긋나는 일은 오래 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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